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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는 故 이기석 박사의 10주기 추모전시로 그가 어린 시절 가졌던 어느 한 시점의 기억이 그의 일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강력한 삶의 기제로 작용했음을,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후손들이 10년 후 이제는 슬픔과 아쉬움은 뒤로 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그가 사는 동안 남겨놓은 족적(足跡)들을 기리고 한 사람이 남긴 흔적들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되새겨 보는 전시이다. 고인이 어릴 적 가졌던 기억(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쳐 노력했던 그의 모습은 흡사 예술가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시작은 오로지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했을지 몰라도 그 노력의 흔적과 결과는 그 자신이 아닌 주변에 큰 의미와 감동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본 전시의 궁극은 그가 보았고 이해했던 세상, 가졌던 기억이 우리의 그것과 무엇이 다르고 같은지 이 시대 작가로서 삶을 살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 - 김진욱, 권영성, 신용재, 이용제, 여상희, 홍빛나 - 이 보는 세상, 기억들이 스며든 작품을 통해 고민하고 이해 해보고자 하는 전시로서 그 의미가 있다.


▶ 전시개요

1. 전시일정 : 2015.9.22 ~ 10.26

2. 전시장소 : 갤러리이안 (대전 중구 대흥동)

3. 전시부문 : 회화, 설치

4. 전시작가 : 김진욱, 권영성, 신용재, 이용제, 여상희, 홍빛나

5. 홍보 : 지역 언론, 방송사, 미술관, 갤러리, 대학교 등

* 오프닝 행사 : 2015.9.22(화) 오후 7:00시 / 앙상블 ‘J' 연주회


▶ 전시서문


視(See), Memory : 기억을 보다


視(See) - 본다는 것

인간의 시각적 지각작용은 사진 기록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하고 선택적인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렌즈와 인간의 눈은 모두 엄청난 속도로, 그리고 당장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의 면전에서 이미지를 기록한다. - 존 버거 -


우리는 일상적으로 ‘본다’라는 말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늘 입에 달고 산다. 그 ‘본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시각(눈)을 통해 사물을 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본다는 것은 우리가 어떤 대상을 봄으로서 혹은 이해함으로서 비로소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 ‘보이게’ 됨을 통해 인지되는 대상은 뇌를 통해 즉각적으로 혹은 선택적으로 자신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저장한다. 그 기억의 실체는 단순히 ‘정보’ 일수도 있고 때로는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추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단순한 보임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추억’으로 만들기 위해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본다는 것은 나아닌 다른 대상을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혹은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며 동시에 그 대상에게 나를 이해 받으려는 것이다.


일상을 통해 단순히 시각적 행위를 통해 보는 것 이외에 우리는 늘 뇌리에, 가슴에 간직하고 싶은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각자의 기억의 저장고에 담아두려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 보이는 만큼 보고 싶은 만큼... 그렇게 본다는 것은 그 형태와 의미 또한 서로 다르다. 그 다름을 통해 인간은 비로소 서로 이해 할 수 있고 때로는 함께 동감할 수 있는 것이다. 본다는 것은 상대의 물리적 보임을 꿰뚫고 그 안의 숨겨진 그 대상의 본질을 보는 것이다. 그 본질은 인간이 근원적으로 가지고 있는 아픔, 슬픔, 외로움, 콤플렉스 등등의 부정적 요소들이며 인간은 태생적으로 부정적 감정(성)을 더 민감하게 보게 되고 찾게 된다. 본다는 것은 인간사이의 동일성(同一性)을 회복하려는 본능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본다는 것은 서로간의 본질 이해과정이며 인간으로서의 동일성(同一性) 회복이다.”


기억(Memory) - 기억한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은 바로 산(生)다는 것(To remember is to live.)

-마르틴 부버-


살면서 보았던 주변의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기억이라는 저장고에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련의 인간의 행위들을 어찌 보면 우리가 ‘인생(人生)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 기억의 파편이 가진 무게에 따라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기억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주관’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되어 인간 상호간 한(one) 인간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마침내 ‘인생’으로 결론 내어지는 것이다. 그렇듯 기억은 한 인간을 판단하는 또 하나의 심리적 기제(機制) 역할을 한다. 서로간의 기억을 통해 관계 맺고, 이해하고, 이해 받는 등의 과정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동질(일)성을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기억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하게 된다.


“기억 한다는 것은 너와 나의 ‘같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기억은 시간의 궤적과 그 흐름을 같이 한다. 시간의 궤적을 통해 축적된 그 기억은 한 사람을 나타내는 표상(表象)이 되고 그 기억과 표상들이 모여 한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들이 모여 사회, 국가를 나타내는 ‘정체성’ 혹은 ‘문화’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동 시대의 삶을 사는 동안 겪는 모든 일들을 통해 ‘너의 기억이 나의 기억이 되고’ 그 기억들은 ‘우리’라는 동질성을 갖게 한다. 때로는 그 확고한 한 집단의 ‘우리’라는 것이 다른 ‘우리’를 배타하고 대립하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우리 인생의 단편으로 받아들이고 그 끊임없는 ‘나와 너’, ‘우리와 너희들’ 간의 대립을 통해 종국엔 서로간의 ‘이해’를 하기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상대방의 가장 깊은 내면에 있는 가장 그 사람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인정과 격려로 그것을 다져주는 일이다.” -마르틴 부버-


본 전시는 故 이기석 박사의 10주기 추모전시로 그가 어린 시절 가졌던 어느 한 시점의 기억이 그의 일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강력한 삶의 기제로 작용했음을,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후손들이 10년 후 이제는 슬픔과 아쉬움은 뒤로 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그가 사는 동안 남겨놓은 족적(足跡)들을 기리고 한 사람이 남긴 흔적들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되새겨 보는 전시이다. 고인이 어릴 적 가졌던 기억(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쳐 노력했던 그의 모습은 흡사 예술가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시작은 오로지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했을지 몰라도 그 노력의 흔적과 결과는 그 자신이 아닌 주변에 큰 의미와 감동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본 전시의 궁극은 그가 보았고 이해했던 세상, 가졌던 기억이 우리의 그것과 무엇이 다르고 같은지 이 시대 작가로서 삶을 살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 - 김진욱, 권영성, 신용재, 이용제, 여상희, 홍빛나 - 이 보는 세상, 기억들이 스며든 작품을 통해 고민하고 이해 해보고자 하는 전시로서 그 의미가 있다.


“누구나 보고, 기억하는 것은 똑같다. 단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억할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이 세상은 흥미로운 것이다.”


큐레이터 송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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